서호주 퍼스에서 보내는 편지, Letter From Perth
by MMEL
Vol.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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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 연휴의 마지막 날, 퍼스에서 보내는 세 번째 편지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연휴는 잘 마무리하고 계시구요?
어느덧 1월의 끝무렵에 와 있네요. 다들 신년 계획은 잘 지켜 나가고 계시는지도 궁금해요. 저 멜MMEL 의 새해 목표는 매일 집 근처 공원에서 러닝을 하는 것이었는데, 30도가 넘는 호주 폭염에 그만... 며칠째 건너뛰고 있어요(부끄러워라). 하지만 날이 좀 선선해지면 다시 할 거예요. 포기 안 할 겁니다! 일 년을 두고 세운 목표이니 처음의 계획이 틀어지더라도,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닥뜨리더라도 유연함을 발휘해 오래오래 이어 나갈 거예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들 하잖아요.
하나 더 이실직고할게요. 본래 격주에 한 번 보내기로 약속한 레터프롬퍼스 Letter From Perth를 이번 호를 기점으로 한 달에 한 번 보내게 되었어요. 처음 약속을 지키지 못해 정말 죄송할 따름이에요..! 예상치 못한 변동이지만, 우리의 편지 역시 주기만 줄어들 뿐 멈추지는 않을 거예요. 2023년에도 당신에게 꿀처럼 소중하고 유용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 그것이 제가 기필코 꺾지 않을 마음이니까요.
변명이 조금 길어졌지요? 아쉬움과 실망을 만회할 만큼 알찬 이야기를 가득 가득 담아 준비했으니 부디 너른 마음으로 읽어 주길 바라요. 저처럼 새해 계획에 벌써 실패했다면 자책 대신 용기를 품길 바라고요. 2023년, 아직 많이 남았잖아요. 우리 같이 다시 시작해 보자구요. 그럼 오늘의 이야기, 힘차게 시작해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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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formation 02
겨울 밤의 꿀피부 레시피
Winter Skin Care with 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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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길어지면서 우리에겐 중요한 미션이 하나 생겼어요. 영하의 온도와 건조한 공기로부터 피부를 구할 처방책을 찾는 것! 크림? 오일? 에센스? 어디 얼굴만 피부인가요. 바디 케어도 잊으면 안 되죠.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꿀에도 '미백 및 보습', '항산화, 향균' 등 피부에 좋은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요!(자세한 내용은 첫 번째 비포메이션을 참고해 주세요(찡긋))
시중에 꿀이 함유된 스킨 케어 제품도 많지만, 이번에는 꿀의 힘을 피부로 고스란히 느껴 보려고요. 말 그대로 먹지 말고 피부에 양보하는 거예요. 찐득찐득한 꿀을 어떻게 피부에 바르냐고요? 사실 '꿀피부'를 위한 '꿀 레시피'는 아주 간단합니다. 꿀을 비롯해 집에 있는 몇 가지 재료와 약간의 여유만 준비해 주세요. 피부에는 윤기를, 마음에는 풍요를 채워 주는 겨울철 나이트 케어 루틴으로도 추천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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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01. Cleansing
꿀 속 항산화 성분은 우리 피부의 pH 균형(피부의 산도와 천연 보호막인 피지막의 지수)을 유지하고 면역 체계를 조절해 줘요. 또한 꿀에는 향균 성분까지 있으니 그 자체로 훌륭한 천연 세정제가 되죠. 아침에는 그냥 꿀 한 스푼으로 세안해도 좋고, 여기에 피부를 위한 성분을 더할 수도 있어요.
[준비물] 꿀 1T, 알로에 베라 젤 1T, 호호바오일 1T, 유리병 등 깨끗한 보관 용기
▶ 보관 용기에 재료들을 넣고 고루 섞일 때까지 잘 저어 준다. 클렌징폼으로 세수할 때와 똑같은 방법으로 적당량을 덜어 얼굴에 잘 펴 바르고 롤링하듯 마사지한 후 씻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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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02. Toner
꿀은 수분을 끌어들이고 머금는 성질이 있어 습윤제 역할을 해요. 여기에 민감한 피부를 진정시키는 캐모마일 차와 피부 유분을 조절하고 모공을 깨끗하게 하는 사과 식초를 더하면 건조한 겨울철에 사용하기 제격인 토너가 완성! 사과 식초의 양은 건성 피부는 2큰술, 지성 피부는 6큰술이 적당하니 피부 타입에 맞춰 조절해 주세요.
[준비물] 꿀 1T, 사과 식초 2~4T, 캐모마일 찻잎 1T 혹은 티백 1개, 물 1컵, 유리병 등 깨끗한 보관 용기
▶ 10분간 잘 우려낸 캐모마일 차 2T에 꿀과 식초를 넣어 꿀이 물에 잘 녹을 때까지 저어 준다. 스프레이 공병 혹은 원하는 보관 용기로 옮겨 담아 세안 후 화장솜에 덜어 피부에 두드리듯 흡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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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03. Facial Mask
꿀에 들어 있는 비타민, 효소, 미네랄, 아미노산 등의 다양한 성분은 피부 탄력, 진정, 영양, 노화 방지 등에 도움이 돼요. 꿀에 간단한 재료 몇 가지를 추가해 각자의 피부 고민에 맞는 영양 만점 팩을 만들어 보세요.
[준비물] 꿀 1T, 플레인 요거트 2T
▶ 꿀과 요거트를 잘 섞고, 피부 온도 정도로 미지근하게 데운다. 얼굴에 골고루 바르고 20분 정도 기다렸다가 씻어 낸다.
② 브라이트닝 & 노화 방지
[준비물] 꿀 1T, 레몬즙 2T, 밀가루 3T
▶ 레몬즙과 꿀을 잘 섞고, 밀가루를 조금씩 넣으며 흘러내리지 않을 되직한 농도로 조절한다. 눈과 입가를 피해 골고루 바르고, 20분 정도 후에 잘 씻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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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스킨 케어는 얼굴뿐 아니라 지친 몸을 따뜻한 몸 속에서 녹이며 하루를 마무리할 때도 활용할 수 있어요! 방법이 궁금하시다구요? 아래 버튼을 눌러 Step 4. Bath Bubble 파트를 읽어 보세요! 유해 물질이 조금도 첨가되지 않은 천연 '꿀 입욕제'를 통해 피부 결을 더 곱게 만들거나 부족한 수분을 충전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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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맛 좋은 사람들은 눈대중으로 계량하는 거 아시죠? 레시피마다 필요한 준비물과 적정량을 소개했지만, 직접 해 보면서 나만의 레시피를 자유롭게 설정해 보세요. 꿀 스킨 케어 제품은 냉장고나 서늘한 곳에서 보관하고 1달 안에 사용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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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cipe 02
Marri Honey Rice with Nuts and Jujubes
마리꿀 약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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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밥 좋아하시나요? 약밥 혹은 약식이라고 불리는 이 요리는 불린 찹쌀에 대추, 밤, 잣 등의 견과류를 섞어 쪄낸 후 기름, 꿀, 간장에 버무려 먹는 향토음식입니다. 사실 저는 이 음식이 왜 ‘약밥'인지 전혀 모르고 먹었었는데요, 알고 보니 향토음식 중 꿀이 들어간 음식에 ‘약(藥)’ 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꿀을 약처럼 드신 조상님들의 지혜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데요. 자연에서 난 천연 꿀의 힘을 믿는 멜 액티브 허니와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마리꿀을 넣어 약밥을 만들어 보았어요. 과거와 현재가 만난 운명적 레시피의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약밥은 원래 재료 손질에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꽤 걸리는 음식인데요. 오늘은 전기밥솥을 활용해 누구나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연휴 마지막 날, 가족들과 함께 마리꿀 약밥을 맛보며 건강한 새해를 맞이하세요! 좋은 꿀은 약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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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찹쌀 500g
꿀 150g
진간장 50g
노두유 (중국 간장) 10g
참기름 20g
물 450g
밤, 대추, 견과류, 계피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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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방법
1) 찹쌀을 미리 씻어서 약 30분 이상 불렸다가,
체에 받쳐 물기를 빼 둡니다.
2) 계량을 해서 준비해둔 자라 꿀, 진간장,
중국 간장, 참기름, 물을 섞어 둡니다.
중국 간장은 더 진한 색깔을 내는 용도입니다.
없다면 넘어가도 무방해요.
3) 밤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대추는 씨를
바르고 돌돌 말아서 꽃 모양으로 잘라 줍니다.
(자르다가 모양이 예쁘게 나온 대추꽃는 나중에 데코용으로 사용하면 좋아요. 모양이 망가진 대추는 밥솥에 같이 넣어 주세요)
4) 이제 밥솥에 불려둔 찹쌀, 양념된 물, 밤과 대추,
견과류를 모두 넣고 잘 섞어 주세요(취향에 따라 계피가루를 조금 넣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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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버튼을 눌러 확인해 주세요!
Bon Appe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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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My Honey 02
Tell Me, I Hear You, Let's Talk
에디터 황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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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미국의 문필가 올리버 웸델 홈즈는 말했다. “대화는 하프를 연주하는 것과 같다. 현을 켜는 일도 중요하지만, 현을 누르고 진동을 억제하는 일도 중요하다.” 아마도 황진아라면 그의 말에 이렇게 보탤 것이다. “그리고 현을 켜는 상대를 묵묵히 지켜보는 일도 그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녀에게 대화란 연주를 들려주고 들어주는 시간이니까. 그 시간을 세상에 들려주는 일이 자신이 해야 할 또 다른 연주라고, 그녀는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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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의 세계를 변화시키는 대화
멜(이하 M) : 대학생 독립 매거진 <브레이크>의 편집장과 인터뷰 잡지 <베어>의 에디터를 거쳐 현재 유기 동물 입양 독려 잡지 <포인핸드>의 에디터 팀장으로 일하고 계시죠. 맨 처음 <포인핸드>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진아(이하 JA) : <포인핸드>는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인 ‘포인핸드’에서 발행하는 잡지인데요. 이곳에서 일하기 전 에디터 일을 하다 잠시 방송작가로 일한 적이 있어요. 늘 마음 한편에 라디오 작가가 되고 싶은 소망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자리가 잘 나지 않고 진입장벽이 높아 우선 TV 다큐 프로그램 방송작가로 일하게 됐죠. 처음 맡은 방송은 사회 취약 계층이 사례자로 나오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그분들을 위하는 방송처럼 보이지만, 사실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어요. 당연히 모든 곳이 그러진 않겠지만, 제가 일한 곳에서는 연출하고 싶은 장면을 위해 사례자들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거나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들고 싶은 그림에 그들을 끼워 맞춰 방송하기도 했어요.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서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가치관에 맞지 않은 일을 계속하려니 너무 괴로운 거예요. 그 뒤로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일했는데, 앞으로 계속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니 자신이 안 서더라고요. 바로 마음을 정리하고 방송국을 나왔죠. 짧은 기간이었지만 방송작가를 하면서 몇 가지는 확실히 알게 됐어요. 저에겐 멋지고 그럴 듯해 보이는 결과물을 내는 것보다 만드는 과정 안에서의 의미가 더 중요하고, 나의 노동력이 사회적인 가치를 지닌 곳에 쓰이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지면에 남는 글을 쓰는 게 더 즐겁다는 것도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포인핸드>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M : 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JA : 유기동물 입양을 망설이는 이유가 ‘유기동물은 문제 행동이 있을 것 같다.’, ‘유기동물은 건강하지 않을 것이다.’와 같은 막연한 오해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 편견을 지우기 위해 실제로 유기동물을 입양한 가족들을 인터뷰하거나 입양을 독려하는 콘텐츠를 잡지에 담고 있어요. 에디터 팀장으로서 객원 에디터분들과 콘텐츠를 기획하고 기사를 작성하기도 하죠. 그 외 회사에서 진행하는 유기동물 관련 캠페인이나 여러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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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대상으로 취재 및 촬영 중인 황진아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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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 <포인핸드>에서 진행한 인터뷰 중 기억에 남는 인터뷰가 있나요?
JA : 사람들이 인터뷰이에게 기대하는 주된 역할에서 벗어나 나눈 대화가 주로 인상 깊게 남아요. ‘고양이 작가’라고 불리는 한 작가님과 인터뷰를 한 적 있어요. ‘캣대디’로서 길에 있는 고양이를 돌보고, 고양이 사진을 찍고, 고양이 에세이를 쓰시는 분인데요. 그분이 고양이 작가로서는 잘 알려졌지만 등단한 시인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어요. 저는 시인으로서의 그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작가님이 쓴 시에 대해 질문했어요. 그러자 작가님이 중학교 1학년 때 국어 선생님께서 칠판에 쓴 윤동주의 <서시>를 보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던 이야기를 아이처럼 천진한 눈빛으로 들려주셨어요. 시라는 게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던 순간이라면서요. 고양이에 관해서는 사뭇 진지하게 말씀을 이어 가셨는데, 시에 대해 말씀하실 땐 인터뷰 내내 보지 못한 설레는 표정을 보이시는 거예요. 저도 신나게 물었죠. “그래서요?”, “그 뒤로는요?” 하면서요. 이렇게 인터뷰이가 자신이 매료된 것에 열기를 보이면 저도 덩달아 가슴이 뛰더라고요.
M : 일면식 없는 사람과 일로 만나 나누는 대화와 가까운 사람과의 내밀한 대화에 임하는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을 텐데요. 그럼에도 일관되게 취하고자 하는 자세나 마음가짐이 있을까요?
JA : 섣불리 예상하지 않으려는 것이요. 인터뷰이에 대해 조사할 때 지난 인터뷰와 작업물, 개인 SNS 게시물을 하나하나 보고 준비해 가는데요. 그렇게 각종 매체를 통해 알게 된 인터뷰이에 대한 정보가 머릿속에 입력되다 보면 제가 그분에 대해 잘 안다는 기분이 드는 순간이 있어요. 아주 큰 착각이죠. 그분의 생각이 이전과 달라졌을 수도 있고, 내가 생각한 이미지와 전혀 다른 실체를 만날 수도 있는데 말이에요. 가족이나 친구처럼 가까운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가까운 사이일수록 잘 이해한다고 믿기 때문에 진심을 묻고 듣는 일에 소홀하곤 하잖아요. 섣불리 상대의 마음을 가늠하기도 하고요. 상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믿음을 버릴수록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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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핸드>와 토스트, MMEL이 함께한 그녀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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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나눈 '대화'에 관한 대화,
사람과 세상을 향한 그녀의 따뜻한 시선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버튼을 눌러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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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지는 2월의 마지막 주 화요일인 2월 28일에 도착할 거예요. 여느 때처럼 꿀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 선물처럼 보낼 테니, 기대해 주세요! 그럼 남은 연휴 잘 마무리 하시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퍼스에서, 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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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읽고 떠오른 생각이나 의견이 있다면,
답장을 보내 주세요.
퍼스에서 당신의 편지를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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